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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면역

by 틈새인간 202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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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herd immunity)'이라고 하는것은, 집단 내 바이러스 면역을 가진 사람의 비중을 높여 바이러스의 유행을 차단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감염원을 찾아내고 봉쇄하는 방법과는 상반되는 방식인데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감염병이 종식되려면 인구 대다수가 면역을 가져야 한다는 '이론적 개념'입니다.

 

개인 면역은 감염병에서 회복되거나 예방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개인 중 일부는 의학적 이유로 면역을 가질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그가 속한 그룹의 면역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집단 면역이 특정 임계값에 도달하면, 집단 면역은 점차 인구로부터 질병을 제거합니다. 이 제거가 전 세계적으로 달성되면 감염자 수를 영구적으로 0명으로 감소시키게 되고, 결국 질병을 박멸시킬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집단 면역'이라는 용어는 1923년에 처음 사용 되었습니다. 상당한 수의 어린이가 '홍역'에 면역이 된 후, 감염되기 쉬운 어린이를 포함하여 일시적으로 새로운 감염의 수가 감소한 것이 관찰되었고, 1930년대에 이르러 이러한 현상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임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집단 면역을 유도하기 위한 대량 예방 접종이 보편화되어 많은 전염병의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는 데 기여했습니다. 예방 접종을 통해 생성된 집단 면역은 1977년 '천연두'의 최종 박멸과, 다른 질병의 빈도를 줄이는 데에도 기여했습니다. 

영국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할 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집단면역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맹공을 받고 입장을 급선회했던 일이 있습니다.

 

얼마전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가을이 되면 코로나 유행이 다시 찾아오게 된다”며 “코로나 억제 전략을 풀면 다시 바이러스가 확산될 텐데 그 까닭은 인구집단의 무리면역(면역이 생긴 인구의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 재생산 지수를 고려하면) 인구의 60%가 이 바이러스에 면역을 가지게 됐을 때 비로소 확산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면역력을 갖추는 또다른 방법으로는 예방접종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현재 코로나19는 백신이 없는데다 개발한다고 해도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집단면역을 염두에 둔 듯한 이런 의견이 나오자 일각에서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을 죽음의 위험에 몰아넣을 것이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에 대해,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월 24일 오전 열린 브리핑에서 집단면역과 관련해 “인구의 70% 정도가 집단으로 감염되면 항체가 형성되고 면역이 생겨 나머지 30%의 인구에 대해서는 더 이상 추가 전파가 없다는 이론적인 개념에 근거한다”며 “해외에서도 여러 연구를 통해 제기된 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인구 5000만명 중 약 70%면 3500만명이 감염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의 치명률이 1%라는 점을 고려하면 35만명이 사망해야 한다. 그러한 희생을 치러야만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당히 이론적인 수치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역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며 “방역을 최대한 가동하고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이런 상황까지 나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방역당국의 책임이자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집단면역에 대한 논란을 '채택 가능한 방역대책이 아니다'라고 방역당국이 선을 그음으로써 추가 논란의 여지를 없앤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신종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수천명에 이르는 스웨덴이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국민의 이동권을 제한하지 않은 채 '집단 면역' 방식을 고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 추세인데도 스웨덴 국민들은 유럽 내 다른 국가와 달리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직장인은 회사로 출근하는 일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날씨가 좋은 날이면 가족들이 바닷가에서 바비큐를 해 먹고, 상점이 밀집한 지역은 코로나19 이전과 다름없이 쇼핑객으로 붐빈다고 합니다.

스웨덴 국립보건원 소속 감염병 학자인 안데르스 텡넬은 한국과 주변국의 바이러스 억제 대책이나 '봉쇄 정책'을 지목하며 "얼마나 이런 정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면역체계는 전적으로 자발적"이라면서 "외부의 통제가 없어도 면역력이 잘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스웨덴의 정책은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주 스웨덴 여론조사기관인 노부스에 따르면 국민들 80%가 개인적인 책임을 강조한 정부 시책에 찬성했습니다. 일단 봉쇄정책이 없으면 당장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타격이 없다는게 높은 지지율의 한 이유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스웨덴은 50% 이상이 1인 가구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위험이 적은것도 이런 정책을 지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스웨덴 우메아대 감염병 학자인 요아심 로클로는 "집단면역은 면역력이 생기도록 조용히 전파한다는 명제로 성립하는데 대부분의 과학적 증거는 이 조용한 전파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면서 정부 방침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으며, 스웨덴 보건당국 전문가들도 이탈리아 같은 대규모 유행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한 때 안예모('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가 유행이 되던 때도 있었는데요. 

이들 집단이 주장하는 것은,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그 화학물질의 유해한 성분으로 인해 우리의 몸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은 건강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를 줄이려면 자연요법을 사용하여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구요. 

하지만 이 주장들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유사과학입니다. 이들이 제시하는 자료들과 그것에 대한 해석을 보면 통계의 허점과 오류들이 잘 나타납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얼토당토한 이론들을 추종하게 하고, 더 나아가 절박한 부모들의 마음을 악용하여 자신들의 책이나 병원, 약들을 소비하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주장 어디에도 집단의 면역이 모두를 보호할 수 있다는 '공중보건'에 대한 고찰은 전혀 없습니다. 

 

집단면역은 인류 모두를 병원체로부터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백신을 통해서가 아닌, 방치 수준에 가까운 방법으로 집단면역을 키우는 것이 과연 오늘날과 같이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도 합당한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입니다. 

방관하다가 방역에 손쓰기는 이미 늦어버린 일부 국가의 구차한 변명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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