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여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해운대입니다.
도시의 활기와 바다의 여유가 공존하는 곳, 그리고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해안 도시의 얼굴이죠.
이번 여행에서는 동백섬, 누리마루 APEC하우스, 그리고 해운대 해수욕장을 천천히 걸으며 둘러봤습니다.
단순히 명소를 ‘본’ 여행이 아니라, 바다를 따라 걸으며 부산의 시간과 풍경을 함께 느낀 여정이었습니다.
1. 동백섬 – 옛 지형과 시의 흔적이 머무는 섬
동백섬은 오랜 세월 동안 퇴적작용으로 육지와 연결되었지만, 여전히 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옛 지형을 떠올리게 합니다. 해운대 해안 끝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도시 속에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예로부터 시인과 묵객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최치원 선생이 이 절경에 감탄해 ‘해운대(海雲臺)’라는 이름을 남겼다고 전해집니다. 지금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최치원의 각자(刻字)'와 동상, 시비가 곳곳에 세워져 있어 역사의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 듭니다.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돌면 황옥공주의 전설을 담은 인어상, 그리고 누리마루 APEC하우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백섬 전망대에 서면, 미포 해안선과 달맞이 언덕, 광안대교, 오륙도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부산의 도시와 바다가 조화롭게 맞닿은 풍경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이름처럼 이곳에는 지금도 겨울에서 봄 사이 붉은 동백꽃이 활짝 피어, 길 위에 떨어진 꽃송이들이 계절의 온기를 더합니다







2. 누리마루 APEC하우스 – 부산이 세계와 만난 공간
동백섬 산책로의 끝에는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자리합니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이곳은, 지금은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누리마루’라는 이름은 ‘세상(누리)’과 ‘정상들이 모이는 집(마루)’을 뜻합니다.
건물 내부에는 당시 회의 장면과 각국 정상들의 기념사진, 그리고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 전시물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테라스에 서면 광안대교와 해운대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그 풍경 속에서 부산이 단순한 항구 도시를 넘어 세계와 교류하는 도시로 성장한 순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해운대 해수욕장 – 언제나 열려 있는 바다
누리마루에서 데크 산책로를 따라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 나오면 해운대 해수욕장이 펼쳐집니다.
부산의 상징 같은 곳이지만, 계절마다 분위기가 달라지는 점이 매력입니다.
가을의 해운대는 여름의 붐빔 대신 여유가 있습니다. 파도 소리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 여전히 바닷물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저녁 햇살이 물드는 모래사장은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말을 건네는 듯했습니다.
부산의 바다를 느끼기에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곳이죠.





동백섬, 누리마루, 해운대 바다는 각각 다른 매력을 품고 있지만 결국 하나의 길로 이어집니다.
자연과 역사, 그리고 도시의 현재가 공존하는 그 길 위에서
부산이 가진 시간의 깊이와 바다의 넓이를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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