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SNS에 올린 맛집 사진을 보며 군침을 흘리고, 유명 레스토랑 앞에서 줄을 서고, 한 끼 식사를 인생의 이벤트처럼 여길 때, 나는 생각한다. "나는 왜 저런 데 별로 관심이 없을까?"
나는 음식을 특별히 가려 먹지도 않고, 아주 꺼리는 게 아니면 뭐든 먹는 편이다. 맛이 없지만 않으면 그냥 그걸로 만족한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맨 적도, 누군가에게 추천받은 맛집에 들떠본 적도 없다. 누군가 내게 "이 집은 꼭 가봐야 해!"라고 말하면, 겸사겸사 들러보기는 해도 줄이 길다면 가볍게 발걸음을 돌리기도 한다.
이런 내 모습에 사람들은 종종 놀란다. "왜 그런거에 관심이 없어?"
정말 나는 이상한 걸까?
배고픔과 식욕은 다르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배가 고파서만은 아니다. 배고픔(hunger)과 식욕(appetite)은 서로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작용하며, 둘은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배고픔(Hunger)
- 생리적인 에너지 결핍에 따른 신호
- 위 수축, 혈당 저하, 그렐린 호르몬 분비 등 생체 반응을 동반
- ‘무엇이든’ 먹고 싶다는 충동이 동반됨
- 식사 후 사라짐
식욕(Appetite)
- 감정, 스트레스, 시각적 자극, 습관 등 심리적 요소에 의해 유발
- 배가 고프지 않아도 특정 음식이 당기는 현상
- 단순한 에너지 공급 이상의 의미(위로, 기쁨, 보상 등)를 가짐
- 음식을 먹은 후에도 만족감이 들지 않을 수 있음
음식에 무관심한 사람의 특징
모든 사람이 음식에 같은 수준의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음식보다 다른 활동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고, 식사는 단순한 생리적 행위로 여길 수 있다. 이처럼 음식에 무관심한 성향은 다음과 같은 특징으로 나타날 수 있다:
-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나 집착이 낮음
- 일정 수준 이상이면 맛에 큰 차이를 느끼지 않음
- 감정 기복과 식욕 사이의 연결이 약함
- 식사를 ‘필요한 행위’로 인식
- 폭식, 감정적 섭식과는 거리가 있음
음식에 열정을 느끼는 사람의 특징
반대로, 음식 자체에 큰 즐거움과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맛있는 음식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고, 식사를 사회적 경험 또는 자아 표현의 수단으로 삼는다. 이 경우 나타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다양한 맛을 경험하고 탐색하는 데 즐거움을 느낌
- 특정 음식에 대한 갈망이 강함
- 감정 상태와 식욕 사이의 연관성이 큼
- 식사는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닌 일상의 이벤트
- 식사를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정서적으로 연결됨
사회적 기준과 개인차의 간극
사회적으로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나누는 것이 일종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음식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은 종종 이상하게 보이거나, 감정이 메마른 사람처럼 오해받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의 식욕과 식습관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 중요한 건 자신의 방식이 신체와 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지를 점검하고, 타인의 방식 역시 존중하는 태도다.
결론: 식습관은 정답이 없다
음식에 대한 관심의 정도는 타고난 기질, 환경, 경험, 감정 처리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맛있는 음식에서 큰 기쁨을 얻고, 어떤 사람은 조용한 식사 시간에서 만족을 느낀다.
식습관에 옳고 그름은 없다. 각자의 방식이 다를 뿐이며, 중요한 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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