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유럽일대와 미국을 포함한 각국에서 사재기가 문제라고 합니다.
그런데 좀 의아한 것이, 바이러스 차단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화장지'를 우선적으로 사재기 한다는 것입니다.
왜 화장지 일까요?
화장지 사재기 현상은 지나달 홍콩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복면을 한 남자들이 흉기를 들고 마트에 나타나 휴지를 훔쳐가는가 하면, 휴지를 사이에 두고 소비자들끼리 흉기를 꺼내드는 사건들까지 발생했었는데요.
당시 사재기가 일어났던 현지에서는 아래와 같은 뉴스들이 떠돌았다고 합니다.
'화장지와 마스크의 원료가 같기 때문에 화장지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다.'
'중국 본토의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서 수급이 어렵다.'
'당국이 휴지 공장에 마스크를 생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가짜 뉴스들입니다.
이미 밝혀졌듯이 화장지와 마스크의 생산 원료는 전혀 다릅니다. 화장지는 펄프, 보건용 마스크는 폴리프로필렌 또는 폴리에스터 등의 합성섬유가 그 원료입니다.
또한 화장지는 각 국에서 자체 생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행동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해석들도 있습니다.
일종의 군중심리로, '다 하는데 나만 빠지면 안된다'는 두려움을 뜻하는 '포모(FOMO) 증후군'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가하면, 식탁 한 구석을 항상 차지하고 있던 휴지가 사라지는 것이 자신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마스크나 손세정제보다도 사람들의 위기 의식을 더 자극한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문명화된 사회를 대변하는 소비재로서의 하나인 화장지를 더 이상 풍족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그릇된 정보 자체가 현대인의 불안감을 자극했다는 것이죠.
여기서 등장하는 '포모(FOMO) 증후군'이라는 용어는, 원래 제품 생산량을 줄여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드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입니다.
우리가 홈쇼핑에서 자주 접하는 '매진임박', '한정수량' 같은 말들이죠.
그러다가 2004년,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포모를 사회병리현상의 하나로 주목하면서 각종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들이 나오면서 '포모증후군'이라는 심리병리학적인 의미의 신조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SNS가 발달하면서 포모증후군이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현대인들은 SNS를 끼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행동이나 결정을 하기에 앞서 검색은 필수고, 타인과 나를 끊이없이 비교하며, 상대방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해져 있습니다. 이는 '남들은 다 하는데 나만 안하면 안된다.'라는 소외 공포, 고립 공포를 만들어 냈습니다.
어찌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화장지 사재기' 현상은, 현대 사회의 삶의 방식이 그대로 반영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근거없는 가짜 뉴스들이 부채질을 하고 있는 셈이죠.
어떤 정보가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정보인지를 알아보는 능력,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새로운 과제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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