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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박경옥

by 틈새인간 202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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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업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난 후, 딱히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고, 원래 불안한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을 어딘가에 맡기고 일을 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밸런스 게임처럼

'일을 할 것인가' VS '전업주부로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을 수시로 자신에게 묻고 살아왔지만, 항상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

 

개개인의 성향과 주변 상황에 따라 어떤 하나를 선택, 혹은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도 분명 후회로 남는 것들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무엇이 더 후회될까를 생각해보면, 저는 항상 '전업주부로 사는게 그나마 후회를 덜 하겠다' 였습니다.

나름 생각하길, 멘탈이 덜 바사삭 할 만한 길을 택해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자는 것이 제 선택의 요지 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역시나 뭐 하나 쉬운 건 없다는게 진리입니다 ^^;;

그 선택으로 인해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크게 후회는 안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전업주부 생활을 이어 왔습니다.

틈틈히 집에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돈을 벌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이것 저것 기웃거렸지만 실행을 해보기엔 다소 겁이 났습니다.

그러다가 요즘들어 이렇게는 더 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이 또아리를 틀기 시작하더니, 그 또아리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출근하기 싫다'라고 하거나, '나는 언제 일 좀 안하고 살 수 있을까'라는 넋두리를 할 때, 이젠 더 이상 그 말을 받아낼 수 없겠다는 위기감이 그런 생각들을 키워가는데 한 몫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젠 아이들도 많이 컸구요.

 

그 때, 우연히 발견하게 된 책이 박경옥 저자가 쓴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라는 책입니다.

 

 

제목 :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지은이 : 박경옥
출판사 : 나무옆의자 

 

제목을 보자마자 마음이 확 끌렸습니다.

이제 나이도 슬슬 50대로 접어들테고, 남편의 넋두리를 그냥 흘려버리기엔 힘든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게 확실했습니다.

남편의 퇴직 이후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주제였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보자마자 그 내용이 너무도 궁금해 졌어요.

 

 


 

저자도 28년동안 살림만 해온 전업 주부 입니다.

남편이 대기업 임원으로 있었고,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도 있고, 괜찮은 지역의 37평 아파트에 지내면서 스스로도 어느정도 중산층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50대 중반에 조기 퇴직을 맞게 되었습니다. 남편의 퇴직금으로 한동안 전과 다름없는 생활을 해오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당장 생활비마저 고민해야 하는 상태라는걸 자각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현타'가 온 것입니다.

이 시점부터 저자의 각성과 고찰이 시작되는데요.

퇴직 후 생활은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잘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여러차례 강조합니다. 그리고 집안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움직여 온 스스로의 경험담을 책 속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퇴직'했다는 현실을 부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그 자세야말로 그 다음 일들을 해결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으로 강조하는 것은, 부부는 경제 공동체임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퇴직으로 인한 가정경제의 어려움은 부부 중 누구 하나가 짊어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부부가 같이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가족 구성원이 서로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지 않을려고 노력할 때, 가족 구성원 각자가 자유로워지고 갈등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퇴직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유용한 팁과 뼈 때리는 조언도 아끼지 않습니다.

▷ 퇴직한 남편을 대하는 마음가짐

▷ 나 자신의 성장과 자존감 향상을 위한 팁

▷ 주변 사람들과 연대 맺기의 중요성

▷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방법과 '일'을 대하는 태도

▷ 적은 돈으로도 행복하게 사는 비결

▷ '살림 줄이기'와 '건강 유지하기'의 필요성과 중요성  등등......

 

책 뒤에는 부록으로 

▷ 퇴직 후 재무상태 체크하기

▷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10가지 질문

▷ 나의 인생연대표 써보기

▷ 의미 있는 미래를 위한 점검 프로젝트

▷ 퇴직설계 3대 영역

▷ 배우자와 함께 건강 지키기

▷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변화표

등의 체크리스트와 워크북이 있어, 스스로 체크해 보면서 퇴직 후의 삶을 계획하고 설계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지금 나의 현 상태가 계속 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차오르는 불안감은, 현실을 직시할 때 비로소 걷힌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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