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에 이런 저런 제한이 많아지는 날들이 길어진 것이 가장 큰 영향이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슬금슬금 늘어나는 옆구리살과 왠지 모를 찌뿌둥함은
'그래 이제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은 생각에 채찍질을 가했습니다.
아침마다 동네 한바퀴를 돌고 있습니다.
쌀쌀한 겨울 아침, 밖으로 한 걸음 내딪는게 쉽지는 않지만,
'더 자도 돼~'라는 귓속 악마의 목소리를 내치고 집을 나섭니다.
빠른 걸음으로 30분 정도 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등에 슬쩍 땀이 납니다.
얼굴은 시리고 등은 덮고...... 냉기와 열기가 동시에 느껴지는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걷고 들어와서 바로 샤워를 하고 나면 추웠던 부분은 따뜻해지고 더웠던 부분은 개운해지면서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아침을 활기차게 맞이하니 온 몸에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걷기 운동을 시작하고 1주일 쯤 지나서 책을 한 권 발견했습니다.
장은주 작가가 쓴 '언니, 걷기부터 해요'라는 책입니다.
도서명 : 언니, 걷기부터 해요.
저자명 : 장은주
출판사 : 유노북스
걷기를 시작하고 보니, 저보다 먼저 걷기 시작한 사람들의 경험이 궁금해졌습니다.
딱히 어떤 목적없이 무작정 걷기를 시작했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무언가를 더 발견하게 된다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일었습니다.
작가는 불어교육을 전공하고 고등학교에서 불어를 가르치다가 국립대 도서관에서 사서를 한 경력이 있습니다.
출산 후 경력단절을 겪었고 육아 우울증, 불면증, 권태와 무기력 등으로 인해 불안감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존감은 점점 낮아지고 자기가 좋아하는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잘 할수 있는지도 모를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는 생각이 들었고, 무기력과 우울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꿔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걷기'도 그 중 하나였고, 작가는 걷기 시작한 것이 가장 잘 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걷기 시작하니 그 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세상이 보였고, 그 세상 구경이 재미있어 계속 걷다보니 몸이 좋아지고 활력이 생겼습니다. 몸에 에너지가 넘치니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습니다.
산책을 하다보니 등산이 하고 싶어졌고, 등산을 하다보니 마라톤까지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걷기로 인해 무기력하고 자신없던 일상이 활기차고 도전적인 태도도 바뀌어 가는 것을 느꼈고, 그 힘으로 좀 더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며 성취감을 느낍니다.
걷는 과정에서 소중한 것들을 재발견하고 자기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가는 작가는, 삶이 무기력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지금 당장,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 일단 걸어라'
라고 말합니다.
걷다보면 인생이 달라진다고요.
책 내용은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은 달랐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 살짝 지루해지기도 했지만, 자기계발서답게 역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가는 원래 무기력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여요. 오히려 계속 무언가를 시도하고 도전하는 사람이었는데 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 육아 부담으로 인한 제한된 생활이 작가를 무기력으로 몰고 갔던 것이 아닌가 싶거든요. 그러다가 걷기로 인해 원래의 모습을 찾아간 거고요.
걷기 위해 빼곡히 스케줄을 짜고, 걷기 자체에 몰두하는 에피소드들에서 열정적인 작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20일째 걷고 있습니다. 물론 하루 이틀 빠진 날도 있어요 ^^;
하지만, 잊지 않고 걷기 위해 가능하면 아침에 걸으려고 합니다.
아침에 후딱 해버리면 더 이상 나갈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근데... 저는 왜 걸을까요?
이제 얼마되지 않는 '걷기er' 이지만, 작가처럼 걷기 이상의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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