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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책

[책] 호호호 - 윤가은

by 틈새인간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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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호호호 (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저자명 : 윤가은

출판사 : 마음산책

 

 

'호호호'

일단 웃음 소리같은 책 제목에 즐거워 집니다.

개인적으로 '호호호' 보다는 '하하하'나 '깔깔깔'을 더 좋아합니다만. ^^ (그래서 그런지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채팅을 할 때도 'ㅎㅎ' 보다는 'ㅋㅋ'를 더 애정합니다.)

 

책 표지의 일러스트와 제목이 어우러져 만화책 같은 느낌이 나는 이 책은 영화감독 '윤가은'이 쓴 산문집입니다.

책 표지에도 쓰여 있듯이, '호불호(好不好)'가 아닌 '호호호(好好好)'를 뜻하는 말이었네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특히 나는 좋아하는 게 정말 많았다. 언젠가 오랜 절친 M이 내게 이런 말을 건넨 적도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각자의 호불호好不好라는 게 있잖아? 그런데 너는 호호호好好好가 있는 것 같아.” 이미 술도 잔뜩 취했고, 그래서 더 무슨 말인지 모르겠던 나는 그저 호호호 웃기만 했다. M이 다시 말했다. “너는 웬만하면 다 진심으로 좋아하잖아.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어떤 건 그냥 좋아하고, 다른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고…….”
그랬다. 난 언제나 뭐든 좋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인거 같아요.

사람이건 물건이건 그 외 어떤 것이 됐건, 대상을 집요하게 관찰해서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고 그것을 좋아해 버리는 능력,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다시 에너지를 얻어내는 리사이클까지......참 부러운 능력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싫은 것도 많아지고 심드렁한 일도 늘기 일쑤인데 말이에요.

아직도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하는 작가의 마음은, 그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오는 소녀들의 마음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같이 걱정많고 부정적인 사람이 읽어도 즐거워지는 책입니다.

진지함과 가벼움의 중간 그 어디쯤을 헤매는 듯한 작가의 어법도 재밌구요.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을 때,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의 취향이 하나 둘 늘어갈 때, 그래서 일상이 자꾸 물 먹은 스펀지처럼 무거워질 때, 그 때 읽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걸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 그게 자신이 가진 색깔대로 잘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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